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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대한경제] 車 공장처럼 가공ㆍ조립 공정…철근 생산성 10배 늘었죠
지산그룹 (ip:) 평점 0점   작성일 2021-04-05 추천 추천하기 조회수 856

[르포]‘PC 스마트 팩토리’ 지산개발 2공장 가보니…

 

30만㎥ 국내 최대 단일 PC공장 1日 최대 1000㎥ 제품 생산가능
성형기계ㆍ로봇팔ㆍ적재 테크 등 자동화로 미숙련자도 작업 가능
제품 이력 추적관리시스템 구축 고객사에 실시간 정보 제공 목표



스마트팩토리를 표방한 지산PC 제2공장은 자동차 공장처럼 ‘순환생산’ 방식을 택했다. 사진은 철근 배근 후 인장 공정. 




[e대한경제=김태형 기자] 콘크리트 구조체를 공장에서 생산한 뒤 현장으로 운반, 조립해 건축물을 완성하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사전제작 콘크리트) 공법이 가장 폭넓게 쓰이는 분야는 물류센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온라인 쇼핑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수도권 외곽지역에선 자고 나면 새 물류센터가 생겨나고 있다. 이런 물류센터를 설계ㆍ시공ㆍ운영하는 디벨로퍼가 PC 제품을 직접 만들겠다고 나섰다. 국내 물류업계 선두주자인 지산그룹의 지산개발은 충북 진천에 ‘PC업계 최초 스마트팩토리’ 제2 PC공장을 지난해말 준공했다. 지산그룹은 여의도 63빌딩의 1.4배가 넘는 국내 최대 저온창고시설을 갖춘 남사물류터미널(24만9889㎡)를 지난해 6월 준공했고, 올해는 국내 최대 규모가 될 용인물류터미널(43만5705㎡) 완공을 앞두고 있다.

지난 1일 충북 진천군 문백면 지산개발 PC공장(이하 ‘지산PC’)에 들어서자 ‘THE FIRST SMART’란 문구가 눈에 띄었다. 공장 외벽은 빨강ㆍ노랑ㆍ파랑 사각형이 조화를 이룬 몬드리안 디자인이었다. 감성적인 컬러와 그래픽의 공장 외관부터 여느 PC공장과 남달랐다. 한병민 지산그룹 대표는 “지산PC의 스마트팩토리는 단순 마케팅용이 아니라, 대한민국 건설산업의 판을 뒤바꿀 혁신기지”라며 “우리의 경쟁상대는 PC회사가 아니라, 전통적인 현장 타설방식인 RC(철근콘크리트)”라고 강조했다.

물류전문기업답게 지산PC 공장은 자동화와 효율화가 일상처럼 익숙해보였다. 제2공장은 약 30만㎡ 부지에 거더(보), 슬래브를 생산하는 ‘회전식 라인’와 표준화 바닥재로 활용도가 높은 ‘할로우코어 슬래브(HCS) 라인’, 그리고 대형 야적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 곳에선 하루 최대 1000㎥, 연간 51만㎥의 PC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국내 단일 PC 공장으로는 최대 규모다. 올해 초 양산을 시작했고 현재 가동률은 50% 남짓이다.



한병민 지산그룹 대표이사 사장이 지산PC의 스마트팩토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봇, 자동화 장비로 생산성 ‘쑥’

철근을 가공, 배근하고 틀(몰드)에 맞춰 콘크리트를 부어 굳히는 PC 생산과정에서 자동화가 가장 어려운 분야가 철근 가공 공정이다. 지산PC는 다양한 로봇, 자동화 장비를 활용해 1인당 철근 조립 생산량을 하루 10t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일반 PC 공장의 인당 생산량이 하루 1∼2t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최대 10배나 높다. 철근 가공ㆍ조립 공정에선 성형기계가 철근을 모양대로 맞춰 구부려주면 로봇팔이 이를 재빠르게 쌓고 있었다. 또 적재 데크는 철근 무게에 따라 높낮이가 자동으로 조절됐다. 자동 용접이 어려운 철근 결속작업의 경우 대당 수백만원짜리 자동결속기를 썼다. 미숙련자인 기자도 손쉽게 철근 결속이 가능할만큼 장비가 편했다. 한 대표는 “작업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고, 작업 능률을 높이기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철근 성형장비가 모양을 만들면 로봇팔이 스스로 제품을 쌓는다. 



가공이 끝난 철근은 배근 공정으로 옮겨진다. 주 공정인 철근 배근에서 콘크리트 타설, 성형 과정은 생산성 극대화를 위해 자동차 생산방식과 유사한 ‘순환(흐름) 생산시스템’으로 만들어진다. 길이 4∼10m짜리 거더와 대형 슬래브가 레일을 따라 공정별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콘크리트 타설 구간에선 공장 천정의 레일을 따라 콘크리트를 가득 실은 플라잉버킷이 빠른 속도로 질주하고, 캐스팅 머신(주조기)은 몰드를 향해 쉼없이 콘크리트를 쏟아냈다. 생산 중인 거더 가운데 16.5m짜리 대형 제품도 보였다. 박용범 공장장은 “이천 해월리 물류센터로 가는 국내 최장 거더”라며 “이런 PC 제품이 6분당 1개씩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외형이 완성된 PC는 지하 1층 양생실로 보내진다. 거더, 벽체 제품을 증기로 쪄서 말리는 양생실은 마치 대형 철도 차량기지 같았다. 길이 100m짜리 양생용 챔버는 총 9기로, 한꺼번에 45개 제품을 양생한다. 바로 옆 슬래브 양생 챔버는 총 4기로, 1기당 7개 4단씩 쌓아 최대 112개를 양생할 수 있다. 한 대표는 “1시간 간격으로 15℃씩 65℃까지 서서히 온도를 올렸다가 서서히 식혀야 균열없는 PC 최종품이 완성된다”고 했다. 지하 양생실의 흙막이 외벽체는 지산의 특허기술인 점보 더블월(JDW)을 적용했다.

◇‘시루떡 공장’ 할로우코어 라인

표준화ㆍ자동화에 최적화된 할로우코어 슬래브 라인(총 12베드)은 길이 150m짜리 초대형 ‘시루떡 공장’처럼 보였다. 생산 베드 밑에는 온수 파이프가 깔려 있어서 자동 양생이 가능하다. 바닥판 무게를 줄이기 위해 원통형 구멍을 뚫은 ‘중공(中空) 슬래브’인 할로우코어는 원하는 규격대로 중간 중간 잘라 쓴다. 자르고, 구멍 뚫고, 제품코드를 새기는 만능 자동기계가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할로우코어 슬래브(HCS) 생산라인에서 성형 및 커터 자동화 장비가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 공장의 또다른 특징은 주요 공정마다 이력 추적용 RFID(무선인식)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200미터 길이의 대형 야적장에도 크레인 꼭대기에 RFID 안테나를 달았다. 철근 조립 때 RFID 태그를 심어 놓으면 철근 배근, 타설, 양생 등 완제품 출고까지 전 과정의 생산이력을 볼 수 있다. 한 대표는 “제품 이력 추적관리시스템을 통한 품질관리야말로 스마트팩토리의 완성”이라며 “고객사에 납품할 PC 제품별 이력과 생산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급하는 것이 목표”이라고 했다. 올 연말까지 자동화율과 이력추적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숙제다. 지산PC는 3∼5공장을 더 지어 스마트팩토리와 PC 제품라인을 촘촘하게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걸림돌을 디딤돌로!’ 지산PC 공장 곳곳에 새겨진 문구다. 한주식 지산그룹 회장이 직원들에게 자주 강조하는 말로, ‘지산인은 길을 찾고 없으면 개척한다’는 말과 상통한다. 물류전문 디벨로퍼 시장을 개척하고, PC 공급자로 새 길을 찾아 나선 지산그룹의 자신감처럼 들렸다.



괴산=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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